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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3. 아침 조회 - 자신의 결점(흠)

자신의 결점을 감추려 애쓰지 마라. 흠 없는 돌에서는 결코 아름다운 조각이 나올 수 없다.- 랠프 월도 에머슨 자신의 결점을 감추려 애쓰지 않는 것. 얼마나 어른스러운 태도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완벽이라는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곤 한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열등감, 예상치 못한 실수로부터 오는 자괴감, 혹은 성격의 서툰 모서리를 마주할 때마다 이를 감추거나 억지로 깎아내는 가식 등...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매끄럽고 흠 없는 표준'에 자신을 맞추려 애쓰기 쉽다. 그러나, 남들의 시선에 맞추어 내 고유한 굴곡을 다 지워버리다보면, 정작 나라는 사람만의 생생한 빛깔과 활력을 함께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혹시 요즘의 내가 그런 것은 아닐까 자문해본다. 더 좋은 사람, 더 능력있는 사람,..

[독서] 편안함의 습격 - 소음과 고요

저자의 북극 생존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안함을 누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잃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저자의 글 내용 중 백패킹을 하며 내가 느꼈던 것들을 더욱 멋지게 표현한 부분이 있어서 옮겨둔다.하루 종일 이곳에 서 있다면, 적막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다. 통근자들, 비행기, 공사장, 기계음, 그 밖에 현대 세계가 만들어내는 모든 소음들의 방해 없이.지구상의 모든 강이, 바람이, 야생동물이 저마다의 음악을 연주한다. 다만 그 소리의 태반이 인간이 만들어낸 온갖 소음에 묻혀버린다. 자연 세계의 고요는 갈수록 듣기 힘들어지고 있다.사실 고요는 어디에도 없다. 이론물리학은 그렇게 말한다. 아무리 조용한 곳이라 해도 전자기파가 공간을 이동하..

26.10.22. 아침 조회 - 우아함

참된 우아함이란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더하는 데 있지 않고, 덜어낼 것이 더 이상 없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키케로 우리는 일상이나 관계, 혹은 내가 하는 일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더 채워넣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더 화려한 말솜씨, 더 빽빽한 일정, 더 많은 장식과 성취를 덧붙여야만 내 가치와 인격을 드러내고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수식어가 붙은 글이 현학적으로 느껴지고 본래의 뜻을 흐리듯이, 과도한 욕심과 치장은 오히려 삶의 본래 빛깔을 가려버리기 쉽다. '우아한 사람'이 되어 보자. 억지로 꾸며낸 친절보다 담백하고 정직한 눈빛이 더 큰 신뢰를 준다. 거창한 계획보다 묵묵히 지켜내는 소박한 루틴 하나가 일상을 더 ..

26.10.21. 아침 조회 - 침묵과 진심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그들이 서로를 향해 침묵할 줄 아는 힘에 비례하여 좁혀진다.- 마르틴 부버 마르틴 부버는 '만남'이라는 것을 나에게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이다. 오스트리아의 종교 철학자인데, 인간의 관계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1. 나-그것: 상대를 쓸모나 이익, 수단으로 대하는 것2. 나-너: 상대방을 어떤 목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고유하고 온전한 인격 그 자체로 마주하는 것 담임 일을 하다보면, 아이들에게 급히 업무적인 것만을 와다다다 쏟아내듯 전달할 때가 있다. 아이들이 제대로 들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일단 전달하는데에만 급급해서 아이들 얼굴 면면을 살피지 못하고 나올 때, 마음 한켠이 뭔가 씁쓸하다. 워낙에 전달사항도 많고, 안내할 것도 많고, 교육할 것도 많다. 사회이슈가 하나 터지..

26.10.19. 아침 조회 - 세상을 보는 마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바깥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상태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마누엘 칸트 우리가 인식하고 바라보는 세상은 객관적인 세상이 아니다. 칸트는 인간이 외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성과 감각이 가진 틀(형식)'을 통해 세상을 능동적으로 구성하고 해석한다고 보았다. 마치 파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온 세상이 푸르게 보이고, 붉은 안경을 쓰고 바라보면 온 세상이 붉게 보이는 식이다. 월요일은 늘 힘들다. 특히나 오늘 오전은 정말 바빴다. 1~3교시까지 성적확인을 한다고, 서답형 답안지를 들고 이 반 저 반 뛰어다니며 사인을 받았다. 자리에 없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이의 신청을 하는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아주 정신없이 바쁘고 어수선한 시간이었다..

26.10.18. 아침 조회 - 멈출 줄 아는 지혜

오직 자발적인 멈춤을 아는 자만이 비로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영원히 온전할 수 있다.(知止所以不殆, 可以長久)- 도덕경 도덕경 제 44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을 당하지 않고(지족불욕),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며(지지불태),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다(가이장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멈춤'을 '도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과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성취, 더 바쁜 일정, 더 높은 기준 등으로 인생의 가속 페달만을 밟고 있다. 그리고 문제는, 이것이 마치 갓생을 사는 삶의 미덕인양 여긴다는 점이다.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는 결국 사고가 난다. 멈출 줄 모르고 내달리는 자아는 어느 순간 내면의 연료가 바닥나 소중한 일상을 ..

26.10.15. 아침 조회 - 빛을 퍼뜨리는 방법

빛을 퍼뜨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촛불이 되거나, 아니면 그 빛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이디스 워튼 요즘 교육에서는 모두가 특별해야 한다는 것을 강박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는 것 같다. AI 시대 전부터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워야 한다는 개별화 교육의 기조로 고교학점제가 출발했고, AI 도입 이후로는 AI분석을 통한(사실 그닥 와닿지도 않는다.) 개인화 교육, 초개인화 교육 등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학교는 일반적인 형태의 개별화를 하기에 적합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급'이라는 정해진 공간이 있으며, '교시'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즉, 공간적 시간적 규칙에 의해 표준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

26.10.12. 아침 조회 - 자신에게 충실하라

오직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진실할 수 있다.- 스피노자 스스로에게 당당하다면, 어디에서든 주눅들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라이프코드라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다양한 사회현상이나 세태를 '공허'와 '충만'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사람은 사람의 껍데기(직업, 소득, 집이나 차 등)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임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가를 보고 리스펙과 디스리스펙을 결정한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았다. '나는 얼마나 충실하고, 충만하게 살고 있는가'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신에게 충실한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진실로서 다가갈 수 있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본질을 코나투스(Co..

[독서]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AI를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학교에서는 초창기에 AI를 쓰는 것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기술이었다. 그마저도 괜히 민망한 지점들이 있어서인지 은근히 몰래(?)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육계에 AI가 훅 들어왔다. 수업에서 다양한 문제 은행으로 활용되는 AI, 수행평가에서 AI의 도움을 얻어 작성하기, 교사의 평가와 정성적 기술에서 AI를 활용하기 등... 사실 유니브에서 생기부 AI가 들어왔다는 홍보를 본 순간부터, 이제 걷잡을 수 없이 AI가 몰아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조금 세게 표현하면, 현재의 학교는 AI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학생들은 AI를 그대로 복붙해서 과제를 만들고 제출한다. (얼마전 세계지리 수행평가로 버스..

26.10.6. 아침 조회 -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일어난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다.- 에픽테토스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토아 철학이다. 몇번이고 곱씹어도 부족함이 없는 철학이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큰 울림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나의 판단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었구나 깨달았을 때, 새로운 인식과 사고의 지평이 열리는 것 같았다. 살다보면 계획이 어그러지거나, 예기치 않은 불편한 소식을 듣거나, 타인의 무심한 태도에 마음이 상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그 '일어난 일'이나 '그 사람' 때문에 하루가 망가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에픽테토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우리를 화나게 하거나 낙담하게 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