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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15. 아침 조회 - 빛을 퍼뜨리는 방법

빛을 퍼뜨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촛불이 되거나, 아니면 그 빛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이디스 워튼 요즘 교육에서는 모두가 특별해야 한다는 것을 강박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는 것 같다. AI 시대 전부터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워야 한다는 개별화 교육의 기조로 고교학점제가 출발했고, AI 도입 이후로는 AI분석을 통한(사실 그닥 와닿지도 않는다.) 개인화 교육, 초개인화 교육 등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학교는 일반적인 형태의 개별화를 하기에 적합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급'이라는 정해진 공간이 있으며, '교시'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즉, 공간적 시간적 규칙에 의해 표준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

26.10.12. 아침 조회 - 자신에게 충실하라

오직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진실할 수 있다.- 스피노자 스스로에게 당당하다면, 어디에서든 주눅들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라이프코드라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다양한 사회현상이나 세태를 '공허'와 '충만'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사람은 사람의 껍데기(직업, 소득, 집이나 차 등)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임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가를 보고 리스펙과 디스리스펙을 결정한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았다. '나는 얼마나 충실하고, 충만하게 살고 있는가'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신에게 충실한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진실로서 다가갈 수 있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본질을 코나투스(Co..

[독서]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AI를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학교에서는 초창기에 AI를 쓰는 것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기술이었다. 그마저도 괜히 민망한 지점들이 있어서인지 은근히 몰래(?)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육계에 AI가 훅 들어왔다. 수업에서 다양한 문제 은행으로 활용되는 AI, 수행평가에서 AI의 도움을 얻어 작성하기, 교사의 평가와 정성적 기술에서 AI를 활용하기 등... 사실 유니브에서 생기부 AI가 들어왔다는 홍보를 본 순간부터, 이제 걷잡을 수 없이 AI가 몰아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조금 세게 표현하면, 현재의 학교는 AI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학생들은 AI를 그대로 복붙해서 과제를 만들고 제출한다. (얼마전 세계지리 수행평가로 버스..

26.10.6. 아침 조회 -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일어난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다.- 에픽테토스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토아 철학이다. 몇번이고 곱씹어도 부족함이 없는 철학이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큰 울림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나의 판단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었구나 깨달았을 때, 새로운 인식과 사고의 지평이 열리는 것 같았다. 살다보면 계획이 어그러지거나, 예기치 않은 불편한 소식을 듣거나, 타인의 무심한 태도에 마음이 상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그 '일어난 일'이나 '그 사람' 때문에 하루가 망가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에픽테토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우리를 화나게 하거나 낙담하게 만드..

26.10.5. 아침 조회 - 결단의 첫걸음

두려움에 떨며 멈추어 서는 자에게 길은 열리지 않는다.작은 불꽃 하나가 어둠 전체를 단숨에 몰아내듯, 행동만이 절망을 삼킨다.- 쇠렌 키르케고르 우리는 자주 망설이고 주저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압박감 때문에 머리속으로 수많은 시나리오를 계산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키르케고르는 이것을 '가능성의 어지러움'이라고 했다. 생각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불안이라는 안개는 오히려 더 짙어지고 마음의 발걸음은 더욱 무겁게 굳어버리는 것이다. 낭떠러지 끝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망설이기만 하면 공포심만 커지지만, 그 불안을 뚫고 앞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비로소 새로운 차원의 삶이 열린다. 이것은 '신념의 도약'이다. 불안을 없앤 뒤에 움직이려 하면 우리는 영원히 시작..

26.10.2. 아침 조회 - 가보지 않은 길

숲으로 두 갈래 길이 뻗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나는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을 택했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로버트 프로스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이다.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궤적을 만들어 가는 선택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인생은 무한한 선택의 연속이다. 인간은 양자컴퓨터처럼 모든 경우의 수를 알아내기 어렵다. 매 순간 수많은 갈림길을 마주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다. 나 또한 인생에서 의식도 못한 채로 다양한 선택들을 했을 것이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을 것이다. (지리교사가 된 것도 그런 맥락이지 않을까. 수많은 학과 중 나는 지리교육과를 선택했고, 졸업 후 수많은 진로 중 지리교사를 선택했으니까.) 이렇듯 인생에는 여러 길이 있다. 어떤 길은 ..

축구가 너무 하고 싶다. 조급함에 대하여.

올해 7월 23일에 반월상 연골판 부분절제술을 받았다. 작년 8월 말에 다쳤는데, 경미한 부상일 것이라 생각하고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동안 겪어본 통증과는 분명 달랐는데,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특정 동작 이후에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탄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쉽게 말해 스프린트가 안 됐다. 순간 움직임이 내 장기인데ㅠㅠ) 매주 공을 차고, 아프고, 재활의학과에서 충격파 치료와 DNA주사를 맞았다. 당연히 효과는 없었다. 왜냐하면 나중에 MRI를 찍고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연골판의 연골들이 짖이겨져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너덜너덜해진 연골판들이 관절 곳곳에 끼면서 무릎이 안 움직이거나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의사선생님의 소견이었다. ..

[독서]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 확증편향의 엔진을 끄는 방법

확증의 엔진을 가동하는 연료는 두 가지이다.하나는 나를 가두는 알고리즘, 다른 하나는 그 안에서 안주하려는 나 자신이다. 알고리즘의 설계를 단번에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나라는 연료를 바꾸는 것은 지금 바로 가능하다. 그리고 나 하나가 바뀌면 내 주변도 바뀐다. 첫째,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지적 겸손함(intellectual humility)확증 편향의 가장 강력한 해독제는 지적겸손이다. 지적 겸손함은 내 지식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확신이 틀릴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두는 태도다. 심리학자 리어리는 '지적 겸손이 높은 사람일수록 증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며, 반대 의견을 가진 이를 악마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확증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내가 틀렸다"고 말할 수..

26.10.1. 아침 조회 - 지혜를 배우는 방법

우리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첫째는 사색으로 가장 고결하며,둘째는 모방으로 가장 쉬우며,셋째는 경험으로 가장 뼈아프다.- 공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과 부딪힘을 겪는다. 다양한 상황을 통해 지혜를 배울 수 있다.때로는 책이나 사색을 통해 미리 깊이 헤아려 가장 우아한 길을 걸을 수도 있고, 주변의 지혜로운 사람들을 본받아 그들의 길을 좇아 가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뼈아프면서 동시에 가장 굵직한 깨달음은 대체로 직접 겪어본 경험의 자리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다. 공자는 경험을 통한 배움을 '가장 뼈아프다'고 표현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순간, 섣부른 판단으로 겪은 후회의 순간,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상 속에서의 고통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때로는 스스로를 자..

[2~8월] 육아 휴직

올해 2월, 아이가 태어났다. 한자 이름이긴 하지만, 나름 카타르의 수도(!)가 이름이라는 생각에 새삼 지리력이 꿈틀한다.덕분에 한 학기를 육아휴직 했고, 아내와 함께 분투하며 행복한 육아의 시간을 보냈다. 육아의 경험에 대해 제대로 정리해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은데, 복직한 이후에 자꾸 주변에서 묻는다.'함샘, 학교에서 적응하는건 어때? 육아가 힘들어? 학교가 힘들어?' 사실, 육아는 힘들지 않았다. 세상 순한 아이였고,(아마 우리가 처음이라 하늘에서도 우수한 아이(?)를 보내준 것 같다) 장모님과 어머님이 모두 근처에 계시니,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낯설긴 했지만, 육아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휴직 기간이 마냥 행복 100%였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무릎 수술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