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지리교사/4월

[독서] 고통으로 맺는 진주에 관하여

geoteacher 2025. 4. 18. 11:41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 달콤북스, 김정호

 

진주는 진주조개가 애초부터 품고 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진주조개가 자신의 체내에 침입한 모래나 작은 돌 같은 이물질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물질은 진주조개에게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준다. 그러나 진주조개가 이물질을 뱉어내지 않고 고통과 함께하면, 5~10년 동안 몸에서 '진주질'이라고 하는 특수한 물질이 계속해서 분비되어 영롱한 진주가 탄생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고통 상황을 회피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수용의 왜'를 질문할 수 있을 때, 진정한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고, 고통도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있다. 사실 '쓴 것'은 몸에 이롭다. 그렇지만 이를 먹으려면 쓴 맛을 느껴야 하는 고통을 동반하게 된다. 조금만 더 멀리 보면, 고통을 참아내는 것(인내)은 인생에서 배워야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것 같다.

 

당장에 내가 원하는 것을 참아내는 것. 교육심리학에서는 '만족 지연 능력'이라고도 부른다. 마쉬멜로우 시험으로 대표되는 '당장의 작은 보상을 잘 참아내면, 후에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말 그대로 '인내심'이다. 진주조개처럼 나의 내면에 있는 영롱한 진주를 빚어내려면 힘든 순간들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당장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참아내고, 후에 더 큰 보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이 된다.

 

내가 너무 무딘 사람인가? 하는 걱정이 든다. 나는 보통 아프다고 오면 걱정해주고, 조퇴나 결석을 희망하면 학부모님과 통화하고 원하는대로 처리해준다. 우리 아이들이 고통을 참아내는 것을 어떻게 하면 배우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인내심을 기르게 할 수 있을까.

 

야, 괜찮아. 죽을 것 같아도 안죽어. 그냥 견뎌. 그럼 다 돼.

 

chill하지만 단단한 말을 스스로 한번 되뇌어본다.